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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팩토리

옥상 연못이 생긴 사연 2 - 집을 샀는데 연못이 있었다

by orangestorm 2014. 9. 11.

11월에 이사를 하다보니, 그 차가운 연못물을 만질 엄두가 나지 않았다. 

12월에 되어 날씨가 더욱 추워지자, 연못의 물들이 얼기 시작했다. 별 관심이 없었더라도, 금붕어들은 살짝 걱정이 되었다. 얼어죽는거 아닌가. 

냄비에 숯을 태워 얼음이 된 연못 위에 올려놓아 완전히 얼지는 않게 해주었고, 일주일에 두어번씩은 그렇게 물을 녹였다. 가끔씩 따뜻한 날씨에 얼음이 녹아 살펴보니 그 여섯마리는 멀쩡히 살아있었다. 

생명력이 대단해보였다. 


봄이 되어, 가족들의 옥상 정원 출입이 잦아지자 더러운 연못이 흉물처럼 보이니 청소 좀 하라고 아내가 성화를 냈다.

이왕 하는거 좀 제대로 꾸며보고자 하는 욕심을 냈다. 청소도 청소지만,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전 애지중지 모으셨던 수석들로 연못을 꾸며보기로 했다. 유년 시절의 기억속에서 아버지는 퇴근하여 돌아오시면 주말에 수집해오신 수석 받침대들을 끌과 칼로 깎아내는 것이 주요 일상이었다. 몇번의 이사를 거치면서 그 돌들은 어느샌가 마대자루와 빈 박스에 담겨 창고에 보관되고 있었는데, 그 돌들을 꺼내왔다. 



청소 전






청소 후




일요일 하루 전부를 잡아먹는 작업이었다. 분수도 하나 사서 연못에 넣어줬다. 청소 전까지 연못 바닥에 깔린 돌들이 원래 거무튀튀한 색인줄 알았다. 


해놓고 보니 뿌듯했다, 금붕어들도 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을테고, 연못이 흉물이 아닌 또다른 휴식처의 역할이 될 수 있을테고, 아들의 정서에도 좋을 듯 했다. 





그리고 연못 주변에 꾸며놓은 수석들을 바라볼때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좀 더 자주 떠오르곤 했다. 굳이 어떤 의미를 찾을 이유없이, 나는 그게 좋았다. 





자, 고생했으니 이제 즐기고, 누리기만 하면 되겠지?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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